생활의 지혜

추석 앞두고 떠난 벌초·성묘, '벌, 뱀, 진드기' 주의해야

지올blog 2019. 9. 3. 03:15

최근 추석을 앞두고 주말을 맞아 벌초나 성묘를 다녀오는 사람이 많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이때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벌에 쏘이거나 뱀, 진드기에 물리는 사고다.

지난해 추석 기간인 9월 한 달 벌 쏘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전국에 총 3681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같은 해 1월 환자가 33명인 것과 비교하면 약 100배 많은 수치다. 비슷한 시기에 뱀에 물리는 사고도 잦았다. 지난해 9월 뱀 물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582명으로, 같은 해 겨울(1~2월) 한 자리 대의 환자수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추수기인 가을에는 진드기로 인한 감염병 위험도 크다. 지난 5년간 평균 9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털 진드기에 물려 쯔쯔가무시병에 걸렸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도 연간 10명 이상 발생했다. 또한 일명 살인진드기라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된 환자도 작년 한 해에만 259명이었고 이중 약 16%가 사망했다.

이번 추석 연휴, 안전하게 성묘를 다녀오기 위해 알아둬야 할 점을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정지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쯔쯔가무시병 증상 사진
추석에는 성묘 등을 떠나 뱀 물림, 벌 쏘임, 쯔쯔가무시병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벌 쏘임

전문가들은 벌에 쏘이면 뱀에 물린 것보다 사망률이 5배 정도 높다고 설명한다.

뱀에 물린 경우 위험한 증상이 수 시간부터 수일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벌에 쏘인 경우 일부 환자에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에 쏘이면 알레르기 반응인 아낙필락시스에 의해 15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 특히 알레르기 결막염이나 알레르기 비염 등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아낙필락시스가 발생할 확률이 3~5배 높다. 알레르기 반응 초기 증상으로는 구토, 두통, 전신 쇠약감, 빈맥, 호흡곤란, 두드러기, 가슴 조임 등이 있다. 알레르기 병력이 없는 사람이라도 벌에 쏘인 뒤 이러한 증상이 생긴다면 119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벌 쏘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묘를 갈 때 단조로운 색상의 옷으로 온 몸을 최대한 감싸는 것이 좋다. 긴 바지와 긴 소매를 착용하고 향수나 스킨로션은 자제한다. 특히 금색 계열의 장신구가 햇빛에 반사되면 벌이 모여들기 쉬우므로 착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벌에 쏘였을 때는 벌침을 신속히 제거한다. 쏘인 부위를 손으로 짜는 것보다 신용카드 등으로 해당 부위를 긁어서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침을 제거한 후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한다. 다만, 약물이나 꽃가루 등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천식 환자라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뱀 물림

뱀 물림을 피하려면, 잡초나 풀이 많은 곳을 긴 막대기로 미리 헤집으면서 뱀이 있는지 눈으로 확인 후 길을 가는 것이 좋다. 벌초 시에는 헬멧, 장갑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한다.

만일 뱀에 물렸다면 물린 부위가 움직이지 않도록 나뭇가지 등으로 고정한다. 물린 부위가 심장보다 아래쪽을 향하도록 위치시킨 후 119로 도움을 요청한다. 만약 119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라면 물린 부위로부터 심장 쪽으로 5~7cm되는 부위를 3~5cm 폭의 천으로 묶는다. 천을 묶을 때는 손목이나 발목의 맥박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천을 꽉 조인 다음 조금씩 풀어주면서 맥박이 강하게 만져지는 순간 천을 고정하면 된다.

간혹 뱀에 물린 부위를 째고 입으로 피를 흡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하다. 절개를 잘못해 동맥이 손상되면 다량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구강 내 상처가 있거나 발치한 사람이 상처부위를 흡입하면 독이 구조자의 체내로 유입될 수 있으므로 삼간다.

▶쯔쯔가무시병

쯔쯔가무시병은 산림, 밭, 농지, 하천 등에 서식하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다.

지난 5년간 환자 수는 △2014년 8,130명 △2015년 9,513명 △2016년 11,105명 △2017명 10,528명 △2018년 6,668명으로 매년 만 명 전후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14년 13명 △2015년 11명 △2016년 13명 △2017년 18명 △2018년 5명으로 보고됐다.

진드기에 물린 후 1~2주의 잠복기가 지나면 열이 나고, 몸에 발진이 생긴다. 발진은 몸통에서 시작해 사지로 퍼져 나간다.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는 가피가 생겼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붉고 경화된 병변이 수포를 형성한 뒤 터지면 흑색으로 착색된다. 3~5일이 지나면 몸통의 발진이 팔 다리로 퍼진다.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쯔쯔가무시병은 대부분 항생제를 투여하면 수일 내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증상이 매우 심하다면 병원에 입원해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드물게 쇼크가 발생하거나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쯔쯔가무시병을 유발하는 진드기는 논과 밭에 주로 서식한다. 따라서 논밭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에 성묘, 벌초, 도토리줍기,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장화나 운동화를 신고, 긴 바지와 긴 소매 옷을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