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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근의 그땐 그랫지] 펜팔의 추억

지올blog 2013. 12. 11. 06:05

[유영근의 그땐 그랫지] 펜팔의 추억
 

“말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 가슴속 울려주는 눈물 젖은 편지. 하얀 종이 위에 곱게 써 내려간 너의 진실.”

1970년 초 가요대상 후보까지 올랐던 어니언스의 편지라는 노래로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노래이다.

동네의 일반전화는 물론 공중전화도 흔치 않았던 그때는 편지가 유일한 통신수단이라 위력이 대단했다. 특히 청년층은 펜팔을 통해 이성간의 구애를 했고 초·중·고 학생들은 일 년에 한 두 번의 위문편지를 발송한 것처럼 편지에 대한 추억 한 두개는 있기 마련이다.

연말 연시를 앞두고는 “군인아저씨 매서운 추위에 나라를 위해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로 시작되는 위문편지는 군인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특히 여고생의 편지는 선임병이 독차지했지만 남학생의 편지는 늘 후임병에게 돌아가 아쉬움이 많았다. 그때 군 생활은 6·25전쟁, 무장공비침투, 월남 파병 등으로 희생이 많았고 또 군 복무기간이 36개월 이상이었다. 이에 가족들은 군에 입대한 아들 소식이 궁금해 편지를 애타게 기다렸고 부모님 전상서로 시작되는 편지가 올 경우 부모님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예전의 군대는 물론 일반인도 문장력이 없을 경우 술, 담배를 권하며 대필을 부탁했고 이성에게 보내는 편지는 밤을 지새우며 온 정성을 기울였다. 특히 유명 잡지사의 펜팔 지면은 폭발적인 인기가 있었다. 펜팔을 통해 청춘 남녀들은 상대방의 얼굴도 모른 채 구애의 편지를 주고 받았으며 이를 인연으로 결혼하는 커플도 상당수 있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우체국은 1884년 고종황제 칙령으로 설치돼 문위 우표가 발매됐지만 17장에 불과해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됐다. 지금도 우표의 희소성과 발매 년도에 따라 가격이 달리 형성되고 있고 우표의 디자인은 국가 경축일과 역사적인 인물을 주로 삼았다. 대한민국수립기념(1948년), 지하철 개통기념(1974년), 역대 대통령 등 새 우표가 발매되면 새벽부터 우체국 정문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우표를 수집하는 마니아도 상당수 있었다. 지금은 휴대전화를 비롯해 이메일·문자메시지 등 통신수단의 발달로 편지에 대한 중요성이 약해져 인간미 넘치는 정겨운 편지대신 전기·수도·가스·신용카드·각종 세금 등 삭막한 고지서가 배달될 뿐이다.

편지는 상대방에게 절대적인 감정을 솟구치게 한 만큼 자주는 아니지만 일 년에 3~4번 손 편지를 쓰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출처.한국농어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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