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계사년 '정자왕' 보증씨수소 16마리 선발
900㎏에 어깨가 떡 벌어진 건장한 체격, 1마리 가격이 10억원을 넘는 황소 중의 황소.
농촌진흥청과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는 올해 활동할 보증씨수소 16마리를 선발, 이 황소들 정액을 2월부터 판매한다고 10일 밝혔다.
한우 '정자왕'이라 할 수 있는 보증씨수소, 종모우(種牡牛) 탄생 과정을 살펴보면 정자왕의 영예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3대 이상 건강한 혈통을 유지하고 있는 전국의 암소 중 기존 종모우의 정액을 받아 태어난 수컷 송아지 중 기본적인 외모심사를 거쳐 900마리 정도를 뽑는다.
정면에서 봤을 때 사각형 체형을 유지하면서 털에 윤기가 있는 송아지가 선발될 확률이 높다. 노란색 털 외에 하얀 새치가 단 한 가닥만 나와도 탈락된다. 유전자 감식을 통해 적통을 이어받았는지도 검사한다.
1차 선발된 송아리 900마리는 정부가 매입하는데 이 시점이 생후 6개월 정도다.
이후 6개월 송아지들은 똑같은 사료를 먹으며 3개월 단위로 체중과 외모, 질병 유무 등의 검사를 받아 상위 70마리가 선발된다.
1살이 넘으면 송아지가 아닌 건장한 수소로 성장하는데 이제부터는 정자 싸움이 벌어진다.
생후 14개월쯤 된 시점에 정액을 채취해 전국 암소에게 수정한다. 인공수정을 통해 후보 종모우 1마리당 10마리씩 700마리의 수송아지 2세를 생산한다.
종모우 아비로서의 '운명'은 바로 이 2세 송아지들이 결정한다.
2세 송아지들은 생후 6개월 이내 거세된 뒤 2년의 사육 과정을 거쳐 도축된다. 도축된 한우의 뼈 등을 제외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고기 양인 '도체중(carcass weight, 屠體重)', 등심 단면적, 등지방 두께, 근내 지방도 등을 검사한다.
종모우 70마리 후보 중 자식들의 고기 품질에 따라 최종적으로 16마리가 선발돼 종모우의 이름으로 자신의 씨를 전국에 퍼뜨릴 수 있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2세 송아지들이 자라는 기간에도 종모우 후보들은 호텔급 축사 생활을 하지만 여전히 경쟁 체제에 놓여 있다. 조금이라도 건강상 이상이 발생하면 후대 검정이 끝나기 전에 퇴출되는 불명예를 안을 수 있다.
5년이 넘는 시간에 마리당 10억원이 넘게 투자돼 탄생한 종모우의 가능한 현역 생활은 3년 정도. 그 기간 생산한 정액으로 최고 6만마리까지 자식을 거느릴 수 있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농진청 가축개량평가과 박병호 박사는 "이번에 선발된 종모우 중 'KPN881' 후대 소의 24개월 도축 당시 도체중은 349.7㎏으로 일반 한우 평균치보다 9.48㎏이 더 나갔으며 등심 단면적 역시 91.1㎠로 일반 한우보다 13.1㎠가 넓었다"며 "한우 개량은 국가 사업이기 때문에 근친 교배의 문제가 없는 수준에서 정액을 생산, 판매한다"고 밝혔다.
출처.drop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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