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하세요

하루에 한잔,약주 아닌 독주인 이유

지올blog 2020. 12. 11. 06:29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좋다는 속설은 틀렸다. 술은 조금이라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50대 주부 A씨는 건강을 위해 매일 레드 와인을 한 잔씩 마셔왔다. ‘가벼운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속설 때문이다. 프랑스인들이 동물성 지방을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많이 섭취함에도 레드 와인을 마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오히려 낮다는 ‘프렌치 패러독스’를 들며 주변에 권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소량의 음주가 대표적 심혈관 질환인 뇌경색 예방에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기적으로 뇌경색 위험 높여

과거 일부 연구에서 알코올 30g 정도를 섭취하는 적당량 음주가 심혈관계 질환인 뇌경색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왔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며 뇌가 손상을 입는 질환으로 뇌졸중의 한 종류다. 당시 연구에선 적당량의 음주가 동맥경화 억제인자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혈소판 응집을 줄인다고 봤다.

그러나 최근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 연구팀은 가벼운 음주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뇌경색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뇌졸중 병력이 없는 건강한 중년 한국인 15만2469명을 대상으로 개인의 음주 습관과 추후 뇌경색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상을 ▲비음주자 ▲음주자Ⅰ(일 30g 미만, 주 4회 이하) ▲음주자Ⅱ(일 30g 미만, 주 5회 이상)▲음주자Ⅲ(일 30g 이상, 주 4회 이하) ▲음주자Ⅳ(일 30g 이상, 주 5회 이상)로 나눠 음주 습관을 관찰했다.

초기에는 비음주자보다 주 4회 이하로 음주하는 사람들의 뇌경색 위험도가 약 20~29% 더 적었다. 그러나 7년 이상 장기적으로 관찰했을 때에는 뇌경색 예방 효과가 완전히 사라졌다. 음주자Ⅳ 집단은 뇌경색 위험도가 7년 동안 비음주자보다 43%나 증가했다.

치료 어려운 지방간 발생도

가벼운 음주는 오히려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코호트연구소 류승호, 장유수 교수와 소화기내과 조용균 교수 공동 연구팀이 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량의 음주로도 간이 딱딱해지는 섬유화가 동반된 지방간이 발생했다. 지방간은 간 내 과도한 지방이 쌓여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치료 없이 방치해 두면 지방간염, 간경변증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연구팀은 2002~2007년 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성인 남녀 중 비알코올 지방간이 없는 건강한 19만 48명을 분석했다. 집단을 ▲비음주자 ▲가벼운 음주자(일 10g 미만) ▲적당량 음주자(남:일 30g 미만, 여: 일 20g 미만)로 나누어 관찰했다. 단순 지방간 발생 위험률은 오히려 비음주군이 높았다. 가벼운 음주군은 비음주군에 비해 0.93배, 적당량 음주군은 0.09배 발생했다. 반면 간 섬유화가 동반된 심한 지방간은 음주군에서 더 많았다. 가벼운 음주군이 비음주군에 비해 1.15배, 적당량 음주군이 1.49배로 섬유화 동반 지방간 발생이 증가했다. 단순 지방간은 일시적인 금주로도 좋아질 수 있지만, 섬유화가 진행된 지방간은 금주로도 호전되기 힘들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2/10/2020121002348.html